오늘은 백과사전 프레임, 스크립트, 문맥들의 미로 세번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백과사전 프레임, 스크립트, 문맥들의 미로 세번째
밤새 창문 밖을 바라보며 아내가 남편에게 “울타리 가까이 잔디에 웬 남자가 있어요.”라고 말했다고 하자, 이때 남편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아니, 여보 저건 남자가 아니야.”라고 답했다고 하자. 그런데 남편의 이 말은 의미하는 바가 확실하지 않다. 그것은 소년일수도 있고, 나무일 수도 있고 개일 수도 있고 곰일 수도 있고 나무의그림자일 수도 있다. 또한 아내를 놀리려는 의도로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공포와 불안을 조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남편은 수사학적효과를 위해 백과사전의 특성을 활용하게 된다. 다른 한편 남편은 그의 아내에게 잔디에 있는 것에 대해 그가 정말 생각하는 대로 말하려 한다면 그것은 어른 남자가 아니라 소년이라거나 개라거나 나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때 그는 그 아내와 암묵적으로 공유하고있는 ‘동일한’ 사전의 일부클 전제로 해서 두 사람 공히 당연히 받아들이는 특정의 사전에서 추측하거나 추리(상정논법적 추리)를 해야 한다.
즉 ‘어른 남자’가 아니라고 말할 때 그녀가 어떤 의미론적특질들은 과장하고 다른 것은 없앰으로써 – 예를 들어 사람이라고하면 잠재적으로 공격적이고 안으로 움직여 들어올 수 있는 어떤 존재–추측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에코는 백과사전이란 두 화자가 서로 제대로 의사소통적인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그들이 필요로하는 국지적인(local) 사전을 이끌어 낼 수 있게 해 주는 규제적 가설(regulative hypothesis)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이때 두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 성공하는 것은 그들의 가설이 타당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이렇게 자연언어는 텍스트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의미작용의 유연한 체계이며, 이때 텍스트들은 백과사전적 정보의 편린들을 확대하거나 마취시키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에코는 이러한 백과사전의 능력이 미로(labyrinth)라는 형이상학 혹은 은유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보며, 미로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첫 번째 유형은 고전적인 것으로서 선적인(linear) 것이다. 이러한 미로에 들어가게 되면 곧장 중심부에 도달하게 되고, 중심으로부터 밖으로 쉽게 나울 수 있다. 이러한 미로는 맹목적인 필연성에 의해 지배되는 것으로서 그것은 수형도보다 더 단순한 것으로서 실타래를 풀면 한 가닥의 실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실타래와 같다. 그러므로 길을 잃을 까닭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미로는 백과사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두 번째 유형의 미로는 후기 르네상스 이전에는 없었던 도상미로(icon maze)로서 선택할 수 있는 많은 통로들이 있으며, 그중 어떤통로는 막혀 있어 되돌아을 수밖에 없다. 또 어떤 통로는 다시 새로운 가지를 쳐 나가며 길이 나 있고 그 통로들 좋 오직 하나의 통로를 통해서만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며 자칫 평생을 같은 움직임만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 포르피리우스 수형도가 여기에 속한다.세 번째 유령의 미로는 하나의 그물망이다. 망(net)의 모든 점이 다른 모든 점들과 연결될 수 있으며 연결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는 연결을 상상할 수 있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 주요 특징으로한다. 따라서 망은 무한한, 제한 없는 영역이며, 망의 추상적 모형은중심도 없고 외부도 없다. 에코는 이러한 미로망을 뿌리와 뿌리혹들이휘감겨 있는 땅속뿌리줄기(rhizome)의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는데,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하는 이 식물은유 땅속줄기(rhizome)는 열린 체계의 상황을 가리킨다. 열린 체계에 의하면 개님들은 본질이 아니라상황에 결부되어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정해진 대로 주어지는 것이아니다. 그것들은 사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 내야 하는것이다.
에코는 땅속줄기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 1) 땅속줄기의 모든 점은 다른 모든 점과 연결될 수 있으며 또 연결되어야만 한다.
- 2) 땅속줄기에는 오직 선들만 있을 뿐 점도 없고위치도 없다 (그런데 에코가 보기에 선들이 교차하게 되면 점을 만들므로 이는 좀 의심스럽다).
- 3) 땅속줄기는 어떤 점에서든 끊어질 수 있으며 또한 바로 그 선의 다음 선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
- 4) 땅속줄기는 反계통적이다.
- 5) 땅속줄기는 외부가 있되 그 외부란 또다른 땅속줄기를 형성한다. 따라서 이는 외부도 아니고 내부도 아닌 땅속 전체를 이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