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해석의 추리적 성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해석의 추리적 성격에 대해서
에코의 일반기호학의 과제는 약호화를 하는 현상들(강한 의미에서든 약한 의미에서의 약호화이든)에 내재해 있는 하나의 형식적인 구조, 즉 해석을 생산하는 위와 같은 추리를 행하는 구조를 추적하는 일이다. 통상적으로 약호를 생산 혹은 발명하는 것은 아주과감한 추리형태를 띠게 마련인데 이것이 바로 퍼스가 상정(想定)논법(abduction) 혹은 가설(hypothesis)이라 부른 특수한 유형의 추리이다. 앞으로 논자는 이 절에서 상정논법의 인식론적, 논리적 성격과 위치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에코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 즉 기호학의인식론적 해명을 드러내 보고자 한다.
논자가 보기에 특히 상정논법은 에코에게 있어 문화의 논리적 측면을 밝혀 주는 인식론적 근거이다. 퍼스로부터 차용해온 이 중요한 추리형태로서 이를 이해하기위해서는 짧지 않은 도정이 가로놓여 있다. 퍼스의 프래그머티즘은상정논법의 논리라고 부를 만큼 상정논법에 관한 연구는 수학, 논리학, 기호학 등 그의 프래그머티즘 사상 전반의 모든 이론들과 개념들이 생겨나게 하는 작업들을 망라하고 있다. 상정논법은 인간의 사고에 있어서 그리고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등의 다양한 곳에서쓰이고 있으며, 과학적 이론들이 발견될 때도 어떤 유추적인 문제해결 방법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상정논법은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적, 문화적 지식의 본성과 같은 선입관들을 활동케 하며, 나아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우리의 지식이 획득되며, 우리가 알고자 하고 알 필요가 있는 것을 알게 되는가에 대해 보여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 논자는 과학적 탐구가 추구하는 진리의오류가능성이라는 전제하에서 상정논법이 우리의 논리와 사고, 추리과정, 즉 인식과정에 있어 차지하는 위치와 상정논법이 타당성을 갖게 되는 근거, 그리고 상정논법에 대한 수학적, 존재론적 정당화를 헤아려 보고자 한다.
2. 지식의 오류가능성
10여 년을 화학 연구에 몰두했으며, 물리학과 화학뿐만 아니라 광학, 천문학, 측지학 등을 연구하거나 관련연구소에서 일했던 퍼스는정확한 과학의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40여 년이 넘도록 탐구(inquiry)방법연구에 매달렸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아주 철저하게 물리과학의 정신이 배어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러한 그에게있어 과학이란 잘 조직된 지식체계로서의 확립된 명제들의 학문이아니다. 진정한 과학이란 오히려 ‘삶의 양식’으로서 ‘살아 있는 사람들의 연구’이며, 따라서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설명을 확장시켜 나가고 이미 도달한 통찰들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탐구(inquiry) 역시 우리로 하여금 과학적 지식에로 이끌게끔 해주는 과정이므로 탐구의 목적은 새로운 습관들을 발전시키고 진보를 위해 일하는 것이지 이미 도달한 것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진리탐구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습관과 태도의 획득, 이에 따른 인류의 성장이므로 탐구의 목적에 기여하는 것은 바로 이미 확립된 것을 다시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에 대한 연구와 수학연구를 통해 철학에 접근한 퍼스의 프래그머티즘의 정수는 그 자신이 프래그머티시즘이라고 밝히고있듯이 진리이론보다는 의미이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그의 의미이론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가 진리를 어떻게 보는가를알 필요가 있다. 그는 여러 가지 종류의 진리를 나누는데, 우선 초월적 진리(trenscendental truth)가 있다. 이는 사물로서의 사물에 속하는 진리로서 사물들이 가지고 있는지 어떤지를 우리가 알 수 있는사물들의 성질을 탐구한다.
다음엔 명제들의 진리를 말하는 복합진리(complex truth)가 있으며, 여기엔 명제들의 진위를 가늠할 수 있는 것과 진위를 확신할 수 없는 명제들이 있다. 전자엔 그가 윤리적진리 혹은 진실이라고 부르는 것과 논리적 진리가 있다. 윤리적 진리는 명제와 화자(話者)의 그에 대한 신념 간의 일치를 따지는 진리이며, 논리적 진리는 명제와 실재–퍼스에게서 실재(reality)란 실제로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영역도 포함한다-간의 일치에 따른 진리이다. 이때 진위를 말한다 함은 곧 그명제가 반박될 가능성을 말하는 것으로서 경험적으로 검증가능할때 명제가 진이라고 말할 수 있기보다는 경험적으로 반박이 불가능할 때 참이다.
한편 그것의 진위를 확신할 수 없는 후자의 명제들이 있는데, 사실의 진리-라이프니츠가 이성의 진리와 대비시켜 불렀던 –가 바로 여기에 속하며, 퍼스는 사실의 진리에 과학적 가설들과 실재에 대한 형이상학적 이론들을 들고 있다. 즉 과학적 가설들은 사실의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이 사실 혹은 진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