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에코의 응용: 상위약호와 하위약호 그 두번째 이야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에코의 응용: 상위약호와 하위약호2
에코는 이러한 언어적 기호 외에 자연적 기호에서도 상정논법이쓰이고 있음을 퍼스가 예로 든 것을 인용해 보이고 있다. 케플러(Kepler)는 화성의 궤도가 점 x와 y를 통과함을 발견했다(결과). 아직 규칙을 알지 못하고 있어 케플러는 그것들이 기하학적 도형 중의 타원들의 점들이라는 규칙을 가정했다. 이러한 가정은 실로 용기 있는상상력이다. 그런데 만일 화성의 꿰도가 실제로 타원이라면 그 타원은 x와 y를 통과할 것이며, 이는 가설에서 내린 규칙의 한 사례(경우)가 된다. 당연히 이러한 상정논법은 검증되어야만 한다. 그리고그것이 검증되면 다른 행성들도 이러한 화성의 운동과 같은 운동을하고 있는 것으로 가정되어, 하나의 행성운동이 행성들의 일반운동에 대한 기호가 된다. 이렇듯 상정논법은 기호가 그 의미를 획득해나가도록 하는 의미작용의 규칙들의 체계를 추적해 가는 시험적이고 모험에 찬 방법이다.
그러면 에코가 유형화시키고 있는 세 가지 형태의 상정논법을 보자.첫째, 법칙이 자동적으로 혹은 준자동적으로 주어질 때의 상위약호화된 상정논법 혹은 가설이 있다. 보통 구어는 동치체계로서 한국어에서 /인간/은 ‘이성적이고 죽음을 면치 못하는 동물’을 의미한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사람이 /인간/을 발음하면 이것이 한국어로 된 단어유형임을 짐작해야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런 종류의 해석적 노력을 자동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사람들이서로 다른 언어들을 사용하게 되어 있는 국제적인 환경 속에 살고있으므로 우리가 /인간/을 한국어라고 아는 것은 사실 완전히 자동적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과 같은 어떤 말의 의미는 자동적이라기보다는 준자동적으로 주어진다고 할 수 있다. 즉 에코가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하나의 주어진 현상을 하나의 주어진 유형에 대한 특징(토큰)으로 인식하는 것은 어떤 말이 말해진환경, 말하는 사람의 성품, 그리고 광범위한 공동텍스트에 관한 어떤 가설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서 기성의 규칙 혹은 이미 획득된관습을 기초로 해서 새로운 규칙을 제안하는 것이 상위약호화이며,그리하여 상위약호화는 관습과 혁신 사이를 넘나들게 된다.에코에 의하면 ‘안녕하세요(how are you)?’, ‘일요일 휴업(closed on Sundays)’ 등과 같이 구어적인 언어에서 쓰이는 문체론적이고 수사적인 일련의 규칙들은 모두 상위약호화의 경우이다.
이 경우, 기본적인 약호는 어떤 문법적 성향이 이해되기 쉽고 받아들여지기 쉬운가를 확립시켜 주며, 그 이상의 규칙은 그러한 성향이 이전의 것을출발점으로 해서 일정한 상황하에 특정한 문체적 함축을 지니며 사용되도록 해 준다. 에코에 의하면 구어적 언어 외에 모든 도상적 대상들도 상위약호화의 결과이다. 머리말에서 언급한 바 있는 부르디외의 지적, 즉 한 시기, 유파, 저자의 특징을 드러내는 스타일과 미를 인식하려면 사실은 칸트적인 순수한 응시가 아니라 암묵적으로은폐되어 있건 아니면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건 사물을 지각하고 음미하는 도식(이 도식이 회화적 교양과 음악적 교양을 형성한다)을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활용해야 하는데 바로 이 도식이 에코가 말하는 상위약호이다.
둘째, 하위약호화된 상정는법이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대안들 중에서 규칙을 정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영어의 /man/은 모든 의미에서 /rational mortal animal/이 아니다. /He is every inch a man/이나/play the man/과 같은 다른 문맥적 상황에서 man은 남성적인, 사나이다운이라는 뜻을 가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사람이 /This is aman/이라고 말했을 때, 우리는 그가 이성적 동물을 말했는지, 남성적임에 대한 예를 말했는지 부하나 하인을 말했는지 등등 중에서 어느 것을 말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어떠한 특질이 드러나고 어떠한 특질이 마취되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하위약호화된 상정논법의 좋은 예이다.
에코에 의하면 우리가 새로운 음악작품의 여러 가지 소리들로부터독특한 음악적 감정, 즉 우리에게 의미 있는 유기적인 전체를 느끼게할 때, 또한 서로 다른 두 작곡가의 새 작품을 들을 때 아직 이전 작품들의 스타일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동일한 스타일이나 동일한 목적을 찾아낼 때 바로 일종의 불명확한 약호화 속에서 시험적인 가설을 적용해 보게 된다. 우리가 전혀 이해하지못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갔을 때 우리는 차츰 어떤 일정한 제스처, 그에 뒤따르는 행동, 시각적 표현, 소리로 구성된 항목 그리고어떤 일반적인 경향 등을 통해 무엇인가를 이해하게 된다. 즉 우리는차츰 일련의 표현이 아주 일반적인 의미에 상응함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