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로서의 사전

오늘은 도구로서의 사전와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도구로서의 사전

1. 도구로서의 사전

앞에서 보았듯이 사전은 위장된 백과사전임에도 불구하고 에코가 보기에 사전은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 내고 있기에 필요하다. 앞에서 아내와 남편의 예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남편은 ‘man’에 대한 절대
적이고 유일한 재현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그는 아내와의 대화라는 상호작용 속에서 특별한 사전적, 국부적인 재현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즉 백과사전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각 항목들이 그것이 고려되고 있는 특징들의 열거에 따라 서로 상이한 부류에 포함되어야 하지만, 결국은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각 항목은 단지 하나의 주어진 부류에 속해야 하며, 이런 식으로 잠정적인 사전의 체제를 통해 표현될 수밖에 없다.

즉 백과사전은 두 사람 간의 의사소통적 상호작용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필요로 하는 국부적 사전을 그려 내도록해 주는 규제적 가설(regulative hypothesis)이다. 따라서 하나의 어휘체계에 있어 상의어들(hyperonym)의 기능은 한 문화의 삶을 지배하는 인식론적인 결정들에 의존하기 마련이므로 사전적 재현은 문화체계의 특정한 ‘중심적’ 가정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어떤문맥들에서 정의를 하는 테 필요한 많은 절약을 하게 해 준다. 다시 말해서 어떤 담론도 우리의 세계관을 전체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니므로 어떤 주어진 담론이 행해지는 공감대를 인식하고 경계를 긋고자 할 때마다 국부적인 사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결론지을 수 있다. 백과사전이 표시소들(프레임들, 스크립트들, 텍스트 지시사항들)의 무질서한 배열이라 한다면, 사전적 재현은 그것을 잠정적이고 화용론적으로 유용한 계층적 정리, 재배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테 에코는 사전이 문화적 타성 –모든 문화는 견고하게 조직된 중심과 보다 분명하지 않은 주변을 지니고 있어서 중심개넘을 변화시키려면 아주 급진적인 과학혁명을 기대해야 한다-을 지니고있기에 수험도에서 보았듯이 보다 높은 매듭(생물, 육체처럼)에 있는특징처럼 수천 년 동안 우리 문화의 세계관 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온 것임을 지적한다. 그렇다고 그가 이러한 문화적 패러다임을비판적으로 해체하려는 새로운 담론적 시도(시적 텍스트들에서 이루어지고 있음)가 전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기 전까지 사전이 이렇듯 의미론적 우주로서 고정되고 일의적인 것이 아니므로 필요로 하는 한 자유로이 쓸 수 있다.

2.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

      일반적으로 에코 기호학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에코의 기호학이형식기호학으로서 기호들의 체계 내에서의 정합성을 축조하려 할뿐이므로, 에코의 기호학이 현실을 참조하는 가능성이 있는가는 의심할 만하다고 보기도 한다. 박상진 교수는 에코의 전체 지적 활동을 기호학 이전과 기호학(텍스트 기호학 시기도 포함) 시기로 나누면서 기호학 이전에 에코가 화두로 삼았던 것은 에코 연구가들이 모두 동의하듯이 『열린 예술작품(Opera Aperta)』에서의 열린 작품 혹은 열림이라는 개념이라고 본다.

      열림의 개념은 열린 예술작품을 이론적으로 완성하고 그 실천적 잠재성을 점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기에 풍부한 암시성을 지니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에코가 그의 기호학에서 열림이라는 개넘을 이론적 체계로 정립하려는 노력은 실패했다는 것이다.이유인즉, 에코가 열림의 개념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는 그의 기호학이 기호과정과 현실세계를 연결시키는 데 기여를 하는지를 검토함으로써 알 수 있는데, 기호학 이전 시기에서 에코의 윤리적 의식은언어와 현실, 그리고 개인 중 그 어느 하나를 선택함으로써가 아니라,그들 사이의 마찰을 없애는 길을 찾으면서 구체화하는 데 반해 에코의 기호학은 자족적인 체계의 건설만을 목표로 할 뿐 그것이 현실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코의 기호학은 문화적, 사회적 변화를 위한 실천적인 도구가 되기 힘들다고 한다. 기호학은 기호학적 범주들의 넓은 영역을 포괄하는 방법적 도구들을 갖는다는 면에서는 옮지만 이런 식으로 에코가 자신의 기호학을 정의 내림으로써 에코의 기호학은

      “그저 차기 한정적인 체계에 머물기 쉽다. 그래서 하나의 방법론적 도구로서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현상에 대한 그저 중립적인, 즉 과학적이고 따라서 윤리와 정지를 초월하는 접근이라는 비판을 허용할 수 있다.”


      앞으로 이 장에서는 이러한 입장에 대해 에코의 기호학이 기호학체계의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해서 그것이 단지 그 자체의 정합성에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회적 실천성을 지니고 있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에코가 어떻게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의 방향(판단중지)을설정하고, 어떻게 이데올로기가 기호학적 분석범주가 되는가를, 다음으로 수사학이 어떻게 기호학의 범주 안에 들어오며, 이 수사학적과정을 통해 어떻게 이데올로기가 형성되는가(의미형성과정)를 주로 광고논증을 통해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에코의 기호학이 위의 과정을 통해 현상학적 방법을 취함으로써 이데올로기의 기호 내적 가능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기호학임을 보여 주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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